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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kitty is rock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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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ll me by your name

    A Closer Look at the Sets of Call Me By Your 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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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낡은 머릿속에서 돌아가는 단편 필름들

    후덥지근한 교실의 여름과 절정의 여름, 레몬향이 넘실거리는 첫사랑의 맛이 나 햇살을 받아 연한 갈색으로 빛나던 네 머리카락, 돌아갈 수는 없어도 펼치면 어제처럼 생생한, 낡은 머릿속에서 돌아가는 단편 필름들. ​ 말미암아 절정의 청춘, 화성에서도 사랑해는 여전히 사랑해인지 ​ 밤이면 얇은 여름이불을 뒤집어 쓴 채 네 생각을 하다가도 열기에 부드러운 네가 녹아 흐를까 노심초사 하며, 화성인들이 사랑을 묻거든 네 이름을 불러야지 마음 먹었다가도 음절마저 황홀한 석 자를 앗아가면 어쩌지 고민하던 ​ 그러니 따끔한 첫사랑의 유사어는 샛노란 여름 | 유지원, 첫사랑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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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콤한 게 좋은데 왜 금방 녹아 없어질까

    나는 그 애랑 어둠처럼 햇빛이 쏟아지는 스탠드에 걸터앉아서 맨 다리가 간지러웠다 달콤한 게 좋은데 왜 금방 녹아 없어질까 이어달리기는 아슬아슬하지 누군가는 반드시 넘어지기 마련이야 혀는 뜨겁고 입 밖으로 꺼내기가 어려운 것 부스럭거리는 마음의 귀퉁이가 배어 들어가는 땀으로 젖을 때 손바닥이 사라지기를 기도하면서 여름처럼 기울어지는 어깨를 그 애랑 맞대고서 맞대고 나서도 기울어지면서 | 하재연, 밀크캬라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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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세상이 비에 젖어있는 장면은얼마나 아름다운지

    우리에게 뭔가 시도할 용기가 없다면 삶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니? 1881년 12월 온 세상이 비에 젖어있는 장면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비가 오기 전에도, 비가 올 때도, 그리고 비가 온 후에도. 비 오는 날에는 꼭 그림을 그려야겠다. 1882년 8월 | Vincent van Go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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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본 마지막 세상은 너여야 했다.

    (구) 너를 보고 싶었다. 낡고 깨진 공중전화 부스가 아니라, 닳고 더러운 보도블록 틈새에 핀 잡초가 아니라, 부옇고 붉은 밤하늘이나 머나먼 곳의 십자가가 아니라, 너를 바라보다 죽고 싶었다. 너는 알까? 내가 말하지 않았으니 모를까? 네가 모른다면 나는 너무 서럽다. 죽음 보다 서럽다. 너를 보지 못하고 너를 생각하다 나는 죽었다. 너는 좀 더 일찍 왔어야 했다. 내가 본 마지막 세상은 너여야 했다. | 최진영, 구의 증명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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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정엔 그대의 폐부를 어지르는 불꽃이었으면 해요

    밤 11시 59분에 뛰어내릴 거예요 그대의 시간과 내 시간의 오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자정엔 그대의 폐부를 어지르는 불꽃이었으면 해요 오늘이 나보다 더 오래된 생을 가졌다한다 오늘이 가도 오늘이 남는 생, 말하자면 일백 년 동안의 오늘을 가지고 태어난 날도 오늘이었고 나는 다만 오늘의 산책자 중 하나일 뿐 영원이 아니다 파랗게 응고되어가는 유리창, 오늘은 비가 내렸고 오늘은 비가 그립다 오늘은 네가 있고 그러나 오늘은 네가 없다 네가 없어서 마음은 대기를 가질 수 없고 너를 낭비하여 쏟아 부운 울음은 목에 걸리지도 않고 흘러나간다. 애초에 시간이 아닌 네가 오늘의 존재일 리 없고 나의 소멸이 너인 줄 오늘은 알았으랴 오늘의 부음이 오늘에 당도할 때까지 못 견디는 것이 시간이라 걷는다. 한시름 한시름 발육..